# 100년 전의 일본 화류연예 기자가 예리한 필치로 낳은 환상의 괴담집
# 미스터리 소설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도 빠진 매력적인 괴담들의 향연
# 발표 90년 만에 국내 첫 번역 출간
「히라야마 로코 괴담집」은 화류연예 분야를 담당했던 신문 기자 출신의 작가 히라야마 로코가 1934년에 발표했다. 당시 로코는 밤마다 이어지는 괴담회에 푹 빠져 지낸 괴담 애호가로 유명했다. 이 책은 그런 활동으로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결과물과 다름없다.
훗날 오랫동안 재출간되지 않아 일본 중고 서점에서 정가의 두세 배를 얹어 줘도 구할 수 없는 악명 높은 희귀본이 되었다. 그래서 장르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읽고 싶어도 읽을 수 없는 ‘환상의 괴담집’으로 불렸다.
에도 시대부터 쇼와 초기를 무대로 한 다양한 소재의 괴담들은 저마다 독특한 매력에 더해 사회상을 관조하는 기자의 시선을 갖고 있다. 그중 ‘악업 지장(머리 없는 지장보살)’은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가 대담에서 언급할 정도로 기막히다.
일본에서 발표한 지 90년이 됐지만, 간결한 필체 덕에 현대의 책처럼 읽기 편한 데다 이해하기 쉽다. 마치 과거 사람이 시간 여행을 통해 현재에 와서 쓴 것처럼, 지금 독자도 부담 없이 읽으며 즐길 수 있어 좋다.